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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은 채권 추심..

우울증 코킹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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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킹이 대충 이런거다 해서 아무거나 가져온 사진)

 

대략 4년전쯤인거 같다.  굉장히 추웠던 겨울  용인 기흥구  아파트 상가가 주소로 찍힌분이다.

나이는 40대 초반쯤 됐었고 코킹이라는 사업?? 을 하는분이었다. 코킹이 뭔가는 저분이랑 얘기하면서  알게된거고 아파트 난간에 매달려서 빈틈에 실리콘 쏘는 작업이라고 한다. 

 

 

 

(상황설명을 위해 아무거나 가져온 사진 관계 없음) 

여하튼 아파트 상가내에서 주소를 찾는데....1층 맨끝 문 근처 간판도 없는 상가였다.  서류에는 106호라고 적혀있고 상가 입구에는 매직으로  ' 106호 '  라고 써있어 열고 들어가보니 츄리닝 차림으로 섯다를 치고있던 분이 계셨다. 

채무자였다.  안에는 그냥 소주병, 맥주캔 잔뜩있고 소주병 안에 담배꽁초 가득하고  담배쩐내가 심한곳이었다. 

 

얘기를 해보니 성향도 나쁘지 않고 대화가 가능한 사람이었다.  추심 일을 가다보면 다짜고짜 욕하는 사람도 많고 심지어 각목 휘두르는 사람도 있고 별의 별 사람이 많다.  

 

대충  결혼을 했고 코킹 일을 하며 벌이도 괜찮았으나 알콜중독과 우울증으로 인해 가족들과 멀어졌으며 상가에서 홀로 지낸다고 한다. 그러면서 결혼은 정말 잘해야하고 신중하게 해야한다했던 기억...

무슨 사연인지는 몰라도 결혼 생활이 잘 안풀려 알콜 중독이 됐고 그로인해 나와사는 느낌??

 

먼길오게 해서 미안하다는 소리만 20번은 한거 같다. 자기가 일하면 금방 재기도 가능하고 세금도 연 5천만원씩 내던 사람이라는 소리도 한 10번은한듯 

 

딱보니 변제가 충분히 가능한 사람이고 우울증으로 인해 대화 상대가 필요한거 같았다.

이런분들 보면 그냥 나도 하염없이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물어본다. 코킹이란 일은 뭔지  그거하면 돈좀 버는지 수금은 어떻게 받는지  바람이 다 들어오는데 여기서 지내기 춥지 않은지.. 결혼 생활 문제가 뭔지는 모르고 제가 물어볼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족이 그립지 않은지  애들은 안보고 싶은지 끼니 해결은 어떻게 하는지 씻는건 어디서 씻는지  여기서 지내면 심심하지 않은지 등등  대략 한시간은 얘기한거 같다ㅋㅋㅋㅋ  

 

이와중에 이분은 너무 오랜만에 자기 얘기 들어주는 사람이라며 안에 있던 먹을꺼 이거저거 줬으며 자기랑 같이 일해볼 생각없느냐? 월 오백 벌게 해준다는둥 ㅋㅋㅋㅋ  높은곳 올라가기 무서워서 안한다고 거절한 기억 그래도 생각나면 연락하라고 명함도 줬다.  아무리 그래도 난 여기 일하러 온거고 한시간 정도 있었으니 입금 가능 날짜와 함께 가보겠다고 했다. 근데 사람이 그리운 사람이라 그런가?  조금만 더 얘기하자고 제발 좀만 더 있자고 붙잡혀서 30분은 더 얘기한거 같다.  이분이 지금 우울증과 알콜중독때문에 일하고 수금 안받은곳도 많다. 내가 여기 업체는 반드시 입금해주겠다.  너무 오랜만에 내 얘기를 다 들어준 사람이라 너무 고마워서 내가 반드시 갚고 끝낸다 

 

그리고 정말 3일안에 입금하고 회사로 본인을 찾으며 너무 고맙다고 전화를 했던 기억이다. 

그 이후에도 안밀리고 입금을 잘했었고  별 문제가 없어보였으나  반년정도 이후부터 또 늦기 시작한거다. 전화를 해보니 배우자가 받았고 아저씨 물어보니 우울증으로 자살했다고 한다. 

 

이 일하면서 자살한 사람만 몇명을 본지 기억이 안난다. 다만 이 아저씨는 너무 사람이 그리운 모습을 보이며 나한테 제발 가지말라고 사정을 했기에 아직도 기억이 남는다. 

 

자살하기전까지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을까?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서 그 추운곳에서 혼자 있느라 얼마나 외로웠을까? 죽음을 결심하기 전에도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돈을 많이 벌어야 행복한가? 행복은 그런게 아닌거 같다. 

가족과 화목한게 우선이며 돈이야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만 그래도 먹고살정도만 있으면 가족의 화목과 건강이 우선일거 같다. 물론 그게 되면 또 돈이 아쉽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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